
행정소송의 특수성
주로 행정처분에 대한 쟁송에 해당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는 민형사 등 다른 소송의 경우보다 더욱 차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국가행정이든 지방행정이든 관계없이) 행정에 대해서는 법률유보(법치행정)의 원칙, 평등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과 같은 기본적인 원칙들이 존재하고, 이러한 원칙들은 2021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행정기본법에도 천명되어 있습니다. 어떠한 사업을 영위하거나 추진하거나, 기타 행위를 하는 와중에 불이익한 처분을 당한 원고로서는 보통 이러한 원칙에 호소하기 마련이고, 종종 과하게 기대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행정기본법은 종전에 판례나 학설로만 논하여 온 법리들을 법률화 시킨 것으로 행정법 이론으로는 물론, 실무적으로도 중대한 지위에 있는 법률입니다. 그런데 실무적으로는 행정기본법에 대한 검토나 주장이 누락되는 경우를 흔치 않게 접하게 됩니다(이 사건 대법원 판결문이나 하급심 판결문에서도 주장이나 판단에 들어가 있지 않음)
그러나 위와 같은 원칙에 과하게 기대면 기댈수록 사안을 섬세하게 검토하지 못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불합리한 처분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근거가 되는 개별 법령이나 조문에서 해당 처분근거를 둔 이유나, 다른 법령이나 조문과의 관계 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실질적인 구제에 이를 수 있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특히 해당 처분이 환경의 오염이나 훼손을 일으킬 수 있는 개발행위 불허가 등에 관한 것일 때에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이번 사건은 행정소송의 이러한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 행정처분과 관련된 법률조문
이 사건에서 문제 되었던 법률조항(폐기물관리법 제25조)을 먼저 살펴봅니다. 이 사건과 관련되었던 부분은 노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위 규정의 주요 부분을 살펴보면,
위 제25조 제1항 전문은 폐기물처리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행정청에 폐기물 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2항 제4호는 행정청은 위와 같이 제출된 사업계획서상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으로 인해 '수도법 제7조에 따른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이 악화되거나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에 따른 환경기준의 유지가 곤란하게 되는 등 사람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검토한 후 그 적합 여부를 사업계획서의 제출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도 있습니다.
한편 제3항 전문은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사업계획서의 적합 통보를 받은 자는 그 통보를 받은 날부터 일정기간 이내에 시설·장비 및 기술능력을 갖추어 행정청으로부터 폐기물처리업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7항 본문은 행정청은 위 허가 시 주변 환경보호 등을 위하여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 및 쟁점
원고는 위와 같은 관련 법률조항에 따라, 2022. 1. 13. 피고인 영천시장에게 영천시에 있는 사업장에서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 처리업 중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을 영위하겠다는 내용의 폐기물 처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폐합성수지류를 영업대상폐기물로 하여 일 48톤, 연 14,400톤을 처리한다는 사업계획으로서, 폐기물 선별시설 및 분쇄시설을 1일 12시간, 월 300시간, 연 3,600시간 가동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주민 건강 및 주변 환경 영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주민동의서를 제출할 것을 보완 요청하였으나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을 반려하는 처분을 하였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반려 처분에 대해서, 제1심에서는 법률유보의 원칙 및 부당결부금지원칙을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였는데, 원고가 주장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구지방법원 2022. 9. 8. 선고 2022구합509 판결문 참조]
1. 법률유보의 원칙 및 부당결부금지 원칙 위반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은 폐기물 처리 사업계획서 적합 심사 단계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라 폐기물처리업 허가 단계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므로 이 사건 지침은 사업계획 적합심사 단계에서 주민동의서 제출을 요구할 법률상의 근거가 될 수 없는바, 피고가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이나 이 사건 지침을 근거로 원고에게 주민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법률유보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또한, 피고가 주민동의서의 제출 여부로 원고 사업계획의 주변 환경 등에 대한 영향을 판단한 것은 사업계획서에 대한 적합 심사 단계에서 행정작용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서 부당결부금지 원칙에도 반하여 위법하다.
즉, 원고는 법령의 명시적인 근거 없이 허가 단계가 아닌 적합심사 단계에서 주민동의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 법률유보 등 원칙에 위반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심사 과정에서 폐기물 설비 설치로 인한 환경오염저감 등 방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치계획을 제시하지는 아니하였으며, 재판부가 이 점을 판결의 주요 이유로 지적하기도 하였습니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이 사건 처분이 법률유보의 원칙이나 부당결부금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사업계획서 적합 심사 단계에서 주민동의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한 규제에 해당하고, 원고는 기존 업자가 폐기물처리 사업장에 방치하였던 폐기물을 정리하고 관련 설비를 새로 설치하는 등 막대한 투자 후 피고에게 폐기물 처리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그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이 불분명하고 원고의 사익을 침해하는 정도가 지나치게 크므로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즉, 이 사건 반려처분이 보호되는 공익보다 사익을 과하게 침해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는 것입니다.
3. 처분사유의 부적법
한편, 원고는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하면서 제2심에서는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은 그대로 유지하되, 법률유보 원칙 및 부당결부금지 원칙 위반 주장이 아닌 처분사유가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부분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구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누4128 판결문 참조)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은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 심사 단계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 아니라 폐기물처리업 허가 단계에 적용되는 법률조항이므로 이 사건 지침은 사업계획 적합심사 단계에서 주민동의서 제출을 요구할 법률상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는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이나 이 사건 지침 제3조를 근거로 원고에게 주민동의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이는 ’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민원처리법’이라 한다) 제10조 제1항,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을 위반하여 민원인에게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구비서류 외의 서류를 추가로 요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위와 같은 주민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위법하다.
이는 기존 주장과 유사한 것으로서, 법령상 근거 없이 주민동의서 미제출만을 사유로 하여 반려처분을 한 것이 민원처리법 등에 반하여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이었습니다.
이상 이 사건의 쟁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청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의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및 그 적합 여부 판단에 관하여 행정청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행정청이 처분서에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법령상의 허가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만 간략히 기재하여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반려 통보를 한 경우, 반려 통보에 대한 취소소송절차에서 행정청이 구체적 불허가사유를 분명히 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음을 밝히기 위하여 추가적인 주장 및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적극)
관련 법리
이 사건에 관하여 대법원 및 하급심 판결에서 직접 설시 또는 인용한 관련법리 중 특히 주목할만한 것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4호가 인용하고 있는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 제1항은 “국가는 생태계 또는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환경기준을 설정하여야 하며, 환경 여건의 변화에 따라 그 적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고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016. 1. 27. 법률 제138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환경정책기본법 제12조 제1항이 “국가는 환경기준을 설정하여야 하며, 환경 여건의 변화에 따라 그 적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던 것에서 더 나아가 대통령령에서 환경기준을 설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주요 사항으로 ‘생태계 또는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명시함으로써 환경기준의 방향을 제시하고 환경기준을 종전보다 강화하여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이 그 입법 취지이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
법원이 적합 여부 결정과 관련한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에는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 주민들의 생활환경 등 구체적 지역 상황, 상반되는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과 환경권의 보호에 관한 각종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자연환경․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그 내용이 현저히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상반되는 이익이나 가치를 대비해 볼 때 형평이나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폭넓게 존중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등 참조)
행정청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반려 내지 부적합 통보를 하면서 그 처분서에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법령상의 허가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만을 간략히 기재하였다면, 반려 내지 부적합 통보에 대한 취소소송절차에서 행정청은 그 처분을 하게 된 판단 근거나 자료 등을 제시하여 구체적 불허가사유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이러한 경우 재량행위인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반려 내지 부적합 통보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로서는 행정청이 제시한 구체적인 불허가사유에 관한 판단과 근거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음을 밝히기 위하여 소송절차에서 추가적인 주장을 하고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두49796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5579 판결 참조).
하급심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은 제1심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나(원고 패소), 제2심에서 청구가 인용되었고(처분취소판결), 제3심인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었습니다.
1심은, (1) 법률유보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관련법률 조항이나 지침(영천시 폐기물처리업 등에 관한 인허가 지침)의 내용상 폐기물처리 사업계획서에 대한 적합 통보 여부는 피고의 재량행위라고 보는 전제에서, 그 적합심사 과정에서 주민동의서의 제출을 요구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또한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는, “원고로서는 폐기물처리사업을 시행하더라도 주민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들어 이 사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이 폐기물의 발생 억제, 적정 처리 등 법의 목적에 위배되지 않음을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갑 제2, 3,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하여 그 주장 역시도 배척하였습니다.
이와 달리 2심은, 재량권 일탈남용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이 비례원칙 위반 등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가 원고의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 통보 여부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주민건강 및 주변 환경영향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방법이나 절차 중 하나로서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인근 주민들의 동의서’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아가 그 동의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반려처분까지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인근 주민들의 동의나 반대 여부는 이 사건 신청에 대한 허부의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 하나의 고려사항은 될 수 있을지언정, 그 동의나 반대 여부만으로 피고의 재량권 행사결과를 좌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피고가 원고의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제출에 따른 ‘주민건강 및 주변 환경영향 여부’를 검토․확인한 후 그 검토결과를 이유로 한 처분사유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오로지 ‘보완서류(인근 주민들의 동의서) 미제출’이라는 절차적 이유만으로 이 사건 반려처분을 한 것은, 이 사건 지침을 준수하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의 영업상 이익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비례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2심 판결은, 이 사건 반려처분 시 피고가 환경영향 등을 검토확인 후 그에 따른 처분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주민동의서 미제출만을 이유로 처분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가 상고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2심의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반려처분서에 처분사유를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7항 및 이 사건 지침 제3조에 따른 주민 건강 및 주변 환경 영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주민동의서 미제출’이라고만 기재하였으나,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① 비산먼지나 그 밖의 오염물질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민생활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고, ②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의2 [별표 1]에 의해 소음․진동배출시설로 규정된 분쇄시설을 운영할 때 소음․진동 발생이 우려되며, ③ 화재 사례가 빈번한 폐합성수지류 보관 및 처리 중 화재 발생 시 산불로의 확산이 우려되고, ④ 연간 14,400톤의 폐기물 반입과 9,000톤의 제품 출하를 위해 대형트럭이 빈번하게 출입하여 인근 지역의 교통 위험을 증가시키며, ⑤ 기존 축사가 입지하고 있는 곳에 추가적인 환경오염 유발시설이 입지할 경우 주변 환경오염이 가중된다는 등으로 처분사유로 기재되어 있던 주민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의 영향이라는 불확정개념을 구체화하였다.
2) 이 사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에 의하면, 원고가 운영하려는 폐기물처리시설에는 1일 약 48톤의 폐합성수지류 폐기물이 운반되는데, 그 폐기물처리시설에서는 이를 선별하고 분쇄하여 고형연료제품(비성형)을 1일 약 12톤, 중간가공 폐기물을 1일 약 18톤씩 생산하겠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폐기물 처리과정에서는 소음, 분진, 진동이 발생하고, 폐기물과 제품 운반과정에서도 비산먼지 및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에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로서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선별․분쇄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여과집진시설 1대뿐이다. 따라서 그것만으로는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환경상의 악영향을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 피고의 판단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는 위 폐기물처리시설로 매일 약 48톤의 폐기물을 운반하고, 폐기물처리시설에서 약 30톤의 가공된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폐기물 운반 및 제품 출하를 위하여 대형트럭이 빈번하게 출입하는 상황은 인근 지역의 교통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 환경이 오염되면 원상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사후적 규제만으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주민들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처분사유로 하는 반려처분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단순히 피고가 보완서류 미이행(주민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반려처분을 하였다는 전제에서 그 반려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원고로 하여금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의 자연환경, 기반시설과 인근의 주거시설, 상업시설, 산업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의 위치, 규모 및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및 원고가 운영할 폐기물처리시설이 주민들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주장 및 자료를 제출하게 하여 그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의 영향’의 유무 및 그 정도를 심리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에 관한 조치를 취하거나 심리를 하지 않고, 곧바로 피고의 반려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적합 통보 여부에 관한 심사기준과 그 범위, 불확정개념을 처분사유로 한 경우의 그 해석과 심리방법,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한 주장․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즉, 대법원은 관련법리에 따라,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 반려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 절차에서 피고가 구체적인 불허가사유를 분명히 하였다면, 원심으로서는 원고로 하여금 원고가 운영하려는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의 자연환경, 기반시설과 인근의 주거시설, 상업시설, 산업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의 위치, 규모 및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및 그 폐기물처리시설이 주민들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주장 및 자료를 제출하게 하여 원고가 운영하려는 폐기물처리시설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이나 주변 환경에의 영향의 유무 및 그 정도를 심리하였어야 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판결의 의의 및 생각해볼 점
이 사건은 폐기물 처리사업의 인허가 문제에 관한 것입니다.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1차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인허가에 대한 행정심사는 엄격할 수밖에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법리적으로도 환경적 측면에 대한 행정권한의 행사에 대하여 최대한 재량권을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따라서 이와 동종 혹은 유사한 종류의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경우라면, 특정한 법률조항에 지엽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주민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 저감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하여야 할 것입니다.